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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감상문

소설 : 라플라스의 마녀를 읽고

라플라스의 마녀 - 히가시노 게이고 (2015)

 

2018년에는 영화로 제작된 라플라스의 마녀는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가 2015년에 자신의 데뷔 30주년 기념으로 세상에 공개한 장편 추리 소설입니다. 약 500쪽 정도의 분량을 가지고 있습니다. 필자는 하루 2~3시간씩 보면서 3일 만에 완독에 성공했습니다. 후반부로 갈수록 더욱 흥미진진해지며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만의 반전 요소도 곳곳에 맛있게 배치되어 좋았습니다. 

 

라플라스의 마녀 등장인물

  • 마도카 : 10대 소녀, 그녀는 남들과는 달라 보입니다. 날씨를 정확하게 예측한다거나, 처음 해보는 크레인 타워 게임을 완벽하게 한다거나, 상대방의 의중을 쉽게 알아차린다거나, 마치 마녀같은 인물입니다.
  • 기무라 : 마도카가 쫓는 수수께끼 소년입니다. 기무라라는 이름은 가명일까요?
  • 나카오카 : 온천가에서 연이어 터지는 황화수소 사고가 사건이라고 의심하는 형사입니다. 형사의 예리한 직감으로 사건을 추적합니다.
  • 아오에 : 황화수소 사고가 나는 온천지에서 조사를 의뢰받은 지구과학 교수입니다. 멀리 떨어진 두곳의 사고 현장에서 동일하게 마도카를 목격하며 그녀에게 호기심을 가지게 됩니다.
  • 우하라 젠타로 : 우하라 마도카의 아버지입니다. 천재 뇌신경학 의사입니다. 특히 특정 수술은 젠타로 박사만이 국내에서 할 수 있을 정도로 해당 분야의 권위자입니다.
  • 기리미야 : 마도카가 지내는 국립 수리학 연구원의 사무직 직원이며 우하라 젠타로 박사의 비서와도 같은 역할을 수행합니다.
  • 다케오 : 전직 형사 출신의 경호원입니다. 다니던 경호 회사에서 해고 당하게 되고 이후 기리 미야의 소개로 마도카의 경호원이 됩니다. 어쩌면 경호가 아닌 감시려나?

 

라플라스의 마녀 세계관 

온천지에서 연이어서 황화수소 중독 사고가 일어난다. 전문가 아오에 교수가 가서 수치를 측정하고 주변 환경을 살펴보지만 전혀 이상이 없다. 수치 역시 안전할 정도이고 이런 곳에서 황화수소 중독 사망 사고가 일어날 확률은 0.0001%에 가깝다. 

 

이건 사고가 아닌 살인 사건이다. 사건의 냄새를 쫒는 나카오카 형사. 그는 아오에 교수와 만나게되고 아오에 교수로부터 흥미로운 이야기를 듣는다. 연이어 발생한 황화수소 사망 사고 현장 두 곳에서 같은 인물을 목격했다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마도카였다. 

 

여관 주인의 정보에 따르면 마도카는 한 남자의 사진을 보여주며 그에 대해 찾고 다니고 있었다고 한다. 그녀가 황화수소 사건에 연달아서 나타나는것은 우연일까? 아니다 그녀는 사고 현장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또 그 남자는 누구이고, 사고가 아닌 사건이라면 범인이 사용한 트릭은 무엇일까? 복잡한 생각에 빠진 아오에 교수, 그리고 밝혀지는 반전의 이야기. 

 

라플라스의 마녀 줄거리

국립 가이메이 대학교 옆에 국립 수리학 연구소라는 건물이 있다. 마도카는 여기서 생활을 한다. 한편 다니던 경호 회사에서 말도 안 되는 이유를 핑계로 해고된 다케오, 과거 그에게 일을 의뢰했던 기리미야 레이에게 전화가 오게 된다. 경호를 맡아줄 사람이 있다는 것이었고 경호 대상은 바로 마도카였다.

 

약속한 날 수리학 연구소에 도착한 다케오. 그의 묵묵하고 일절 호기심이 없는 태도 덕분에 다케오는 면접에 합격하고 마도카의 경호를 맡게 된다. 다만 마도카에게 아무리 궁금한 점이 있더라도 질문은 일절 금지되었다. 그렇게 매일매일 마도카의 경호를 맡으며 알게 된 것은 그녀가 날씨를 정확하게 예측한다거나, 풍선을 원하는 방향으로 날리거나, 종이비행기를 멋지게 날린다는 사실이었다. 

 

또한 10대 소녀인 그녀를 위협하는 요소도 없이 평범한 나날들임에 의문을 품었다. 며칠 후 신문을 보던 다케오는 한 온천지에서 일어난 황화수소 중독 사고가 실린 뉴스면을 보게 된다. 옆에 있던 마도카는 유독 그 기사에 관심을 보이며 눈을 번뜩였다. 그리고 며칠 후 마도카와 기리미야 레이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이동하던 중, 갑자기 눈이 펑펑내리더니 마도카가 사라졌다. 

 

다케오는 그제서야 자신의 임무가 마도카를 경호하는 것이 아닌 감시하는 것이었다는 것을 알고 그녀를 쫓아가 보지만 이미 그녀는 눈에 보이지 않는 상태였다. 


아카 쿠마 온천

젊은 청년이 여관에 홀로 투숙하러 왔다. 본래 홀로 온천지를 여행하는 손님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보통 나이 때가 중년 정도인 경우가 대부분이라 이것저것 질문을 해본다. 그냥 혼자 이런저런 여행을 한다고 한다. 그 청년은 2박을 묵고 갔는데 보통 아침에는 온천을 즐기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청년은 아침마다 사진기를 들고 어디론가 향했다. 

 

온천보다는 사진 촬영이 좋은 특이한 사람인가? 그렇게 생각했다. 

 

2주 뒤 같은 여관에 한 부부가 투숙하러 온다. 여관 주인은 두 부부의 나이차가 40살정도는 나 보인 다고 생각한다. 부부는 유명 영화감독인 미즈키 요시로와 치사토였다. 나이차가 많은 부부였지만 별로 대수롭게 여기지는 않는다. 여행은 아내가 오자고 졸랐다고 미즈키 요시로가 이야기한다. 

 

체크인이 완료되고 여관 주인은 잠시 들릴데가 있어서 차로 이동 중에 2주 전에 봤던 그 청년을 다시 보게 된다. 장소는 등산로 입구였다. 본래 사람이 그렇게 많이 드나들지 않는 곳인데 2주 만에 온 청년을 보고서 무엇을 하나 궁금하긴 했지만, 금세 잊고 지나친다. 

 

다음날 오전 부부는 온천이 간밤에 너무 좋았다고 말하며 인근에 폭포를 보러간다고 한다. 여관 주인은 속으로 사실 폭포는 관광청에서 지어낸 구실이고 별거 없다고 이야기하고 싶었으나 차마 그렇게 이야기는 하지 못한다. 그리고 15분 뒤 아내인 치사토가 카메라 필름을 놓고 왔다며 여관으로 되돌아온다. 

 

그리고 다시 나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여관으로 급히 전화가 온다. "남편이 갑자기 쓰러졌어요" 여관에서 오래 일한 직원에게 카운터를 맡기고 급히 차를 타고 해당 장소로 가고 구급차를 불러봤지만 남편인 미즈키 요시로는 죽고 만다. 사인은 황화수소에 의한 중독사였다. 

 

해당 사고에 대한 자문을 의뢰받고 아카쿠마 지역을 찾은 아오에. 아오에는 해당 지역의 황화수소 수치와 지형을 살펴보지만 황화수소에 의한 중독사가 일어날 확률은 매우 희박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사고 현장을 살펴보고 있는데 어떤 10대 소녀가 보인다. 접근 금지 경시 줄을 처놨는데도 들어온 것이다.

 

옆에 있던 관청 공무원인 이소베가 서둘러 그녀를 내쫓았다.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길을 내려가는 그녀, 그리고 장소를 모두 살피고 내려가는 길에, 그녀를 볼 수 없었다. 그새 벌써 떠난 건가? 생각해보는 아오에. 뒤를 돌아보아 등산로를 살피니 나무가 빽빽해서 마음먹고 숨으면 충분히 숨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그런 그에게 한 형사가 찾아온다. 나카오카라는 형사인데 그는 이번 사고를 사건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가 생각하는 이야기는 아내인 치사토의 재산을 노린 인위적인 황화수소 중독 사고였다. 하지만 아오에는 실내에서는 가능할지 몰라도 그런 등산로에서는 공기중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정확한 지점으로 황화수소를 흘려보낼 수도 없기 때문에 굉장히 어렵다고 딱 잘라 이야기한다. 

 


나카오카가 이렇게  황화수소 사고에 집착하는 이유가 있다. 바로 죽은 미즈키 요시로의 노모때문이다. 사고가 일어나기 몇 달 전 미즈키 요시로의 노모는 관할 경찰서 형사인 나카오카에게 편지를 보냈다. 편지의 내용은 대략 이런 내용이다. 

  • 아들이 나이차가 많은 젊은 여자와 결혼을 했습니다. 저는 말렸지만, 아들 역시 여자가 돈을 노리고 자신과 결혼한것을 알지만 그건 상관없다고 할 정도로 그녀에게 빠졌습니다. 저도 그래서 아무렴, 아들이 좋으면 됐지라고 생각했지만 처음 그녀를 보게 된 순간 느꼈습니다. 분명 이 여자 때문에 우리 아들이 죽겠구나라고, 그래서 이렇게 편지를 쓰며 부탁드립니다. 우리 아들이 무사하도록 도와주세요. 

나카오카로써는 이런 편지를 받고 난감할 수밖에 없었다. 딱히 물증이 제시된것도 아니고 미즈키 요시로의 어머니 입장에서는 심증만으로 우려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노모를 한번 만나게 되었는데 노모에게 아직까지는 심증밖에 없어서 사실상 관심을 가지기 힘들다고 하였다. 노모는 갑자기 태도가 돌변하며 나카오카에게 욕을 했다. 그러자 나카오카는 알겠습니다. 아드님 집 주변의 순찰을 강화하라고 지시하겠습니다.라고 이야기하자 노모는 다시 태도를 돌변하며 고맙다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가는 길에 나카오카에게 손수 만든 밤 만주도 싸주었다. 만주의 맛은 맛있었다. 

 

이 일을 나리타 계장에게 보고하자 별 신경쓸 일은 없다고 하고 잊어버렸던 것이 마지막 기억이다. 그리고 몇 개월이 지난 지금 노모의 말대로 미즈키 요시로가 사망했다. 그래서인지 왠지 이번 사건은 더욱 사고가 아닌 사건이라는 생각이 든다. 일단 노모를 만나서 이야기해보기 위해 그녀가 있던 요양원을 향했다. 

 

요양원에 도착해 관계자에게 물어보자 이미 7일전에 아들의 사망 소식을 들은 노모는 스스로 자살을 했다는 것이다. 씁쓸한 마음으로 그녀의 방을 살펴보던 도중 한 여자가 도착한다. 죽은 미즈키 요시로의 아내인 치사토였다. 나카오카는 가볍게 인사를 하고 그녀의 의중을 확인해보기 위해서 약간의 도발을 섞어보지만 별 수확은 없었다. 치사토는 자신만만한 태도로 헤어지며 나카오카에게 말한다. "속 시원해질 때까지 수사해주세요 형사님" 나카오카는 생각했다. 그건 죄가 없는 인간의 얼굴이 아니라고...


며칠 뒤 도마테 온천지에서도 같은 황화수소 사건이 터진다. 아오에는 이번에는 지역 신문사로부터 자문을 의뢰받게 되어 그곳으로 떠나게 된다. 선뜻 신문사 기자가 경비를 부담해준다고 해서 마침 나카오카 형사의 말도 맴돌고 사고에 대한 호기심이 생겨서 직접 가기로 결정한 것이다. 

 

현장에 가보니 황화수소 중독사고가 발생할 확률이 역시 매우 희박한 환경과 장소였다. 별다른 소득 없이 해당 기자에게 관련 자료를 부탁하고 여관으로 들어가던 중, 아카쿠마 온천에서 목격했던 핑크색 비니를 쓴 소녀를 목격한다. 두 지역의 거리는 상당히 떨어져 있고, 황화수소 사건이 터진 장소에 관심을 가지던 소녀를 다시금 목격한 아오네는 호기심이 일어난다. 

 

그 소녀는 무언가 알고 있을 것이다.. 라는 호기심이었다. 소녀는 이 여관, 저 여관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나중에 여관에 가서 그 소녀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묻자 한 남자 사진을 보여주며 찾아다니고 있었다고 한다. 아오에는 그녀가 무엇을 쫒는지는 모르지만 사고와 관계가 있다고 마음속에 확신을 품게 된다. 

 

과연 어떤 수수께끼가 이 사고에 숨어있을것인가..? 끝까지 읽어보면 엄청난 반전이 있다. 


라플라스의 마녀 서평

위의 줄거리를 전체적으로 요약하고 싶었지만, 그렇게 되면 너무 방대한 글이 되어버림과 동시에 책을 아직 읽지 않으신 분들에게는 실례가 될 것 같아 도중에 끊었습니다.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의 추리소설은 정말 재미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복잡한 시놉시스를 간결하게 풀어내며, 그 안에 자연스러운 복선을 설치하고 종말에는 그의 작품 특유의 반전이 펼쳐 저 굉장히 박진감을 더해주었습니다. 

 

원래 장편 소설을 재미있게 읽는 편은 아닙니다. 도중에 스토리에 혼란이 올수도 있고, 집중하고 기억하고 보지 않게 되면 뒷부분이 다시 기억이 안 나고, 그렇기 때문입니다. 라플라스의 마녀 역시 500쪽에 달하는 분량이기 때문에 중간중간 세세한 줄거리를 한번 읽고 기억하기는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풀리는 실마리, 전체적인 그림을 보면 마지막에 엄청난 반전이 숨어 있습니다. 책을 보는 내내 생각하며, 추리하며 읽어봤지만 도저히 풀수 없는 실마리 었고, 종말에는 충격적인 반전이 일어나면서 끝을 향해 달려가는 박진감 넘치는 소설입니다. 

 

등장인물들의 경우 각각의 이야기와, 캐릭터성이 아주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묵묵하게 자기 일을 하는 다케오, 시크하면서도 실수 없이 일을 처리하는 기리미야 레이, 천재 박사인 우하라 젠타로, 10대 소녀이지만 분별력 있는 모습의 마도카, 날카로운 형사 나카오카, 궁금한 건 못 참는 아오에 교수 등등 다양한 등장인물들만의 색깔이 분명하여 더욱 소설이 재미있었습니다. 

 

여담으로 소설을 읽고 영화도 앞부분을 살짝 봤지만, 기대에 못미치는 캐스팅, 특히 치사토 역할에 대해서는 책에서는 굉장한 미인으로 표현되어 있는데 그 부분을 못 살려서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부분 부분 생략된 복선과 스토리들 때문에 역시 장편 소설은 소설 원작을 읽어야 한다는 의견입니다. 여러분도 영화를 보기 전 소설을 읽고 보신다면 더욱 재미있으실 겁니다.